미국의 건축가 . 근대~현대건축의 역사.
인터뷰[]
-당신은 건물의 인상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스타일을 항상 바꾸는 것으로 유명하다. 형상과 재료가 어떤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 적은 없나?
- 의미라고? 건축은 미관을 더하고 정신을 고양해야 하지 의미는 필요하지 않다. 정치나 철학이 아니니까.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초기 모더니즘의 커다란 오류였다. 건축으로 세상을 개선할 수 없다. 건축은 사람들을 즐겁거나 놀라게 하고 또 기분 좋게 할 수 있다. 그것만으로도 아주 크다.
-그럼 건축가에겐 사회적 책임이 없군.
- 그렇다.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정치가나 과학자가 되거나 택지 조성 사업가가 되어 가난한 사람이 살 곳을 마련해 주면 된다. 이때 훌륭한 건축가가 도움을 주면 물론 좋겠지.
-당신이 열렬히 지지하던 모더니즘의 사회적 야심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폐기하는 것이 놀랍다. 윤리적 관심과 미적 측면을 분리할 수 있었나?
- 물론. 그로피우스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유토피아를 약속한다는 그의 환상을 의심했다. 나는 모더니즘을 하나의 양식으로 봤고 흥미를 느낀 것은 새로운 형식들이었다.
-당신은 바우하우스를 선전하더니 몇 년 후 종군기자로 히틀러 군에 참전했다.
- 실제로 바우하우스와 나치 사이에는 유사점이 있다. 둘 다 역사를 만들길 원했고 나도 그랬다. 나는 한참 젊은 나이였고 한동안은 스탈린에 매료된 적도 있다. 하지만 그 모든 일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.
-이념적인 것에 대해 면역이 생겼다는 말처럼 들린다.
- 이념과 건축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. 건축에는 선도 악도 없다. 이런 윤리적 질문을 받으면 화가 난다.
-당신은 좋은 건축가인가?
- 아니다.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자유롭고 영감이 넘친다. 나는 게리가 최고의 건축가라고 생각한다. 그가 얼마나 위대했는지는 50년 후에나 이해될 것이다. 나는 늘 나보다 재능이 많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였다.
-많은 사람이 게리는 건축이 아니라 예술을 한다고 비난하는데?
- 그 비평가들은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다. 건축은 다름아닌 예술이다. 물론 기능을 떠맡지만 기능이 형상을 따르는 것이다. 내가 생각해야 하는 건 사람들이 건물에서 얻는 느낌이지 대피로, 케이블덕트, 현관이 아니다. 이런 건 내 실무 파트너가 생각할 문제다. 내가 직접 그런 것까지 생각해야 한다면 건축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모두 망가질 것이다.
-일에서 찾는 무언가가 있나?
- 없다. 일하면서 뭔가를 찾으려 애쓰지는 않는다. 원하는 건 변화다. 설계할 때 나는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뭔가를 시도할 기회를 얻는다. 그게 인생의 정수라고 생각한다.